"경쟁률도 못믿겠네"...로열층도 미분양

2011. 6. 24. 13:12부동산 뉴스



#지난달 경기도의 한 아파트에 당첨된 김미래씨는 본인이 한 청약을 후회하고 있다. 최근 남편에 고층 잔여분이 남았으니 계약의사가 있냐는 전화가 걸려와서다. 김씨는 "고층으로 갈아타고 싶지만 계약금을 날리게 돼 포기했다"며 "경쟁률도 높았고 계약도 거의 다 됐다고 했는데 중소형 로열층이 남아있는 걸보니 이상하다"고 말했다.

올들어 청약경쟁률이 높았던 아파트 단지에서도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수원에서 분양한 A아파트는 공급 물량의 50%가 미분양으로 남아있다. 경쟁률이 최고 15대 1까지 치솟으며 1순위에서 마감됐던 전용 84㎡도 미계약 잔량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평균 1.3대 1의 경쟁률로 전가구가 순위내 마감된 의왕 B아파트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분양 관계자들은 계약률이 70%를 넘어섰다고 말하지만 실제 계약률은 이에 훨씬 못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아파트는 현재 미계약분에 대해 조건변경 보장제로 동·호수 지정 분양 중이다. 계약금을 분양가의 10%에서 5%로 낮추고 중도금 60% 무이자, 발코니무료확장 등을 제공해 기존 계약자들 사이에서 반발이 일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평균 1.64대 1로 순위내 마감했던 용인의 C아파트는 계약이 끝나기 전부터 예비 당첨자를 모집하고 있다. 계약금 100만원을 내면 미계약분에 대해 로열층과 동·호수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다. C아파트 분양관계자는 "통상 계약 마지막날 몰리는데다 장마가 겹친 탓에 계약률이 저조하다"며 "미리 예비자 등록을 해놓으면 충분히 로열층을 선점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이런 소문이 퍼지면서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청약경쟁률을 불신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사실 3순위 신청은 청약통장이 필요 없어 경쟁률의 신빙성이 떨어지고 계약률도 건설사에서 공개를 꺼리고 부풀리는 경우가 많다"며 "아예 3순위 청약 대신 원하는 동·호수의 미분양을 계약하겠다는 수요자들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민이 부동산1번지 팀장은 "보금자리 대기수요자들이 청약통장을 아끼는 추세인데다 실수요자들도 최종 계약일까지 저울질하다가 기존 집값 하락, 이자부담을 이유로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많다"며 "인기단지에서도 미분양이 나오면서 분양시장 침체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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